역사공부

역사저널 그날-조선의 과거 제도

역사 사랑 2014. 12. 4. 13:16

과거 시험은 단순히 경전 암기 테스트인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다! 당시 시대상황이 처한 정치, 경제, 사회적 문제들이 시제로 나왔었고, 또 "대책"이라는 것이 그 시제에 대한 답안을 일컫는 말에서 나왔음을 배웠다. 시제 내용으로 보자면 오늘날 대입 논술 시험 고차원적인 버젼으로 보였다. 과거에 급제하기 위해서는 기존 경전 공부에서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하되, 자신의 정치적 소신과 생각, 철학을 조리있게 펼쳐내는 글쓰기 기술이 필요했다.

과거시험이 암기 테스트가 아니라 훨씬 심도깊은 서술형 시험이었다는 점이 참으로 놀랍고, 그것이 조선 500년 역사상 중단없이, 관료의 선발을 위한 국가적 제도로서 시행되어왔다는 점에 있어 굉장히 선진적이었단 생각이 든다. 물론 후대로 갈수록 매관매직이 많아지고 각종 비리와 부패가 횡행하면서 이런 과거제도의 공정성과 객관성에 금이가긴 했을 것으로 추측된다만...

또하나 놀라운건, 시제의 주제 중에 다음과 같은 낭만적이고 감성적인 문장도 있었다는 점-이쯤 되면은 떨면서 보는 시험 문제가 아니라 달빛 아래 술 한잔 걸치고 고즈넉하게 누워 읊는 운치있는 시의 경지이다.

"섣달 그믐밤의 서글픔, 그 까닭은 무엇인가?" (광해8년, 책문)

과거 시험에서 나왔던 시제 및 재밌거나 눈여겨 볼만한 답안들을 모은 책이 나오면 참 좋을것 같단 생각이 든다.